사회문화

내가 알던 대한민국 - 아 대한민국

노롱뇽 2015. 11. 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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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

저마다 누려야 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

뚜렷한 사계절이 있기에 볼수록 정이 드는 산과 들

우리의 마음 속의 이상이 끝없이 펼쳐지는 곳


*원하는 것은 무엇이건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건 될수가 있어

이렇게 우린 은혜로운 이 땅을 위해

이렇게 우린 이 강산을 노래 부르네

아 아- 우리 대한민국 아 아- 우리 조국

아 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도시엔 우뚝 솟은 빌딩들

농촌엔 기름진 논과 밭

저마다 자유로움 속에서 조화를 이뤄가는 곳

도시는 농촌으로 향하고 농촌은 도시로 이어져

우리의 모든 꿈은 끝없이 세계로 뻗어가는 곳



위에 있는 글은 정수라님의 아-대한민국이라는 노래 가사입니다. 


어린시절 신촌 앞에 버스를 타고 지날 일이 있었습니다. 호루라기 소리, 함성소리 가득한 곳에 버스가 잠시 멈추었고, 그 곳엔 하얀 연기가 가득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연기가 눈에 닿자 눈물이 펑펑 솟았고,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어 연신 기침을 하며 침을 질질 흘리기까지 했습니다. 어머니가 품에 깊이 품어주지 않으셨다면 기절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확하게 누구에게 어떻게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으나, 대한민국에 북한의 간첩들이 있고, 그 간첩들이 대학생들을 철저히 교육시켜 저렇게 데모를 하게 만들었다고 들었고, 경찰들은 이 은혜로운 이땅을 지키기위해 열심히 그들을 막아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믿었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대학생들은 나쁘고, 경찰과 정부, 여당은 '우리 편'이며, 이승복이라돈 된냥 '나도 공산당이 싫다'고 마음 속으로 몇 번이고 되내였습니다. 지금도 공산당이 좋지는 않습니다만, 대한민국 정치인들도 공산당 만큼 싫어질까 말까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저렇게 '운동'하셨던 분들이 국회의원이 되고, 심지어 대권 후보에까지 나오자 저는 저도 모르게 그들을 향한 반감과 나쁜 말들까지 입밖에 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운동권'하면 무조건 혀부터 차고, '미움'이라는 색안경을끼고 바라보았습니다. 아마 어린 시절의 반공교육과 어른들의 말을 마음에 잘 새긴 결과 겠지요... 


적어도 저는 '저마다 누려야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이라 믿고 이 땅에 살고 있었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건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건 될수가 있어 은혜로운 땅'이라 믿고 이 땅에 살고 있는데, '운동권'은 그것을 파괴한다는 신앙이 있었기 때문이죠.

이 대한민국을 철저히 욕보이는 '운동권', 나는 그들이 싫었습니다...


클라라 애비가 '손에 손잡고 벽을 넘자'고 했을 때는 정말로 가슴이 벅차올라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굴렁쇠를 굴리며 한 꼬맹이가 종합운동장을 내달을 때는 내 땅, 내 조국이 이렇게 발전했구나, 박정희 가카, 전두환 가카의 노고와 불철주야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의 애국심때문에 내가 이렇게 영화를 누리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이게 제가 알던 대한민국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모피어스가 알약을 들고 제 앞에 나타납니다.



이 모피어스의 이름은 천안함, 세월호, 새누리당, 국정교과서, Swing Park(그네 동산) 이렇게 다양하게 불리웠습니다. 모피어스를 만날 때마다, 제 마음 속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점차 훼손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정수라님의 노래가사가 갈수록 거짓말로 들립니다.

제가 이상한 걸까요?

제가 알던 조국은 어디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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