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일상

가을 남한산성 가족 등반기 - 한글날 어디 갈까?

노롱뇽 2015. 10. 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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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산성에 오르면서 등반이란 표현이 맞을런지 모르겠습니다.  

높은 산들에 비하면 그리 높은 산은 아니기에 이제 글을 올리면서는 

'등반'이란 말이 어색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오르는 내내 숨이 차고, 심장이 '나몰랑' 뛰어대는 것은 

지금 내가 오르는 이 산이 에베레스트를 능가한다고 내 몸이 알려주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감히 '등반'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지난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장시간 운전 후 쉬기도 바쁜 연휴 마지막 날에 갑자기 아내가 


남한산성 갈까? 


남한산성은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고, 경기도 도립공원입니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클릭해보세요


라고 합니다. 평소 땀을리고,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는 사람이라 

갑자기 왜그러지?

 했는데, 아이들도 뭣모르고 가자! 고 신이 났습니다. 

아직 데리고 산에 가본적은 없는데 겁없는 하룻강아지 들로 변신했습니다.


남한산성을 둘러보는 코스는 많습니다.  다 둘러보는데만도 4시간은 충분히 넘게 걸리구요(둘레길).



 여러가지 체험이나 유적을 둘러 볼 목적이시라면 

지하철 8호선 산성역에서 하차하셔서 52번 버스를 타고 약 30분정도 이동후 '남한산성로터리'에서 하차

하시는 방향을 권해드리구요,


저희 가정처럼 그냥 등산의 목적이라면 

송파구 마천동 끝자락 '남한산성입구'라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시면 등산 코스의 시작점이 있습니다. 

마천동 '남한산성입구'에 오는 버스는 3416번, 3315번, 3317번이 있습니다.  


위 지도의 빨간 줄 왼족 끝이 남한산성 입구 정류장입니다.

저기서 부터 '고난의 길'이 시작되었다지요...


일곱 살 난 애기들 데리고 정신나간(?) 짓을 한 것 같기도 했었지만 

일단 가기로 한 것 우격다짐으로 일곱살 꼬맹이 둘의 손을 각각 잡고, 땀 삐질삐질 흘리며 올라갑니다.  


일단 엄마 체력 바닥, 


이단 아빠 체력 바닥, 


그러나 아가들 체력 아직 빵빵...


저 노란 바지 입은 녀석...

꼭 다람쥐 같았습니다. 

엄마, 아빠 버리고 저만치 올라가는 녀석들이 대견하기도 했죠.


저 앞에 빨간 바지 1호 녀석은 2호르 앞질러 더 멀리 가고 있네요.

저는 우리 아가들을 1호(돼지), 2호(돼지)라고 부릅니다. 쌍둥이거든요.


한참 앞서가더니만 따라 잡아 보니 개미랑 놀고 있었네요.


등산로가 가파른 편이지만, 예전(한 20년 됐을까요?) 엔 맨 땅이었다면 지금은 계단도 놓여있고, 

계단 양 옆에는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혹은 사고 방지를 위해 밧줄도 달아 놓았습니다.


쬐끔 가파르죠?


얼음 깨먹는 1호, 나무 아프다고 말렸습니다.


수 십년 전부터 있었을텐데, 처음 보는 녀석입니다.  

피곤한지 옆으로 많이 누워 있는 소나무입니다.


오른지 50분이 넘었는데 전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들도 약간은 지쳐, 이제는 부모 옆에 있습니다.


그래도 나무 사이를 걷는 것은 너무 시원합니다. 

따가운 햇살도 피할 수 있고,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가 일품입니다.


이 소리가 너무 좋아 걷는 동안 촬영을 좀 했는데

유튜브에서 손떨림 보정을 하였더니 화질이 많이 구려(?) 졌네요.


생각보다 풀벌레 소리가 안들리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귀뚜라미 소리와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가 산을 오르는 내내 기분을 좋게 해주었는데...


한 시간이 조금 넘어서 '우익문'에 도착합니다...

드디어...


우익문으로 들어가 좌회전,좌회전하여 망루 쪽으로올라가서 다시 우회전을 하면 

우익문 근방에서 가장 높은 곳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거기 몰려있네요.

왜냐구요?

전망이 무지 좋거든요!


저도 그곳에서 한 번 찍어 봤습니다.

모든게 장난감 같죠?


디지털 줌으로 한 번 땡겨 봤습니다. 

폰카기 때문에 화질을 그렇게 기대하지는 않습니다만

저멀리 남산까지 보이네요



우익문(서문) 안쪽에서의 기념 사진, 아니 기록사진

나중에 딴말하기 없기...!


해냈다!

언제 도착해? 를 연발하던 녀석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합니다.

역사상 한 번도 함락된 적이 없었던[각주:1] 이 철옹성을

우리 가족이 정복했습니다!!!


코스모스도 아름답게 피어있고,


나름 최연소 등반이라 우리 아가들을 자랑스러워 하고 있었는데,

내려가는 길에는 더 어린 친구를 발견하였습니다...


아빠에게 업혀 올라온 두살바기도 있고, 

사진 좌상단에 검은 배낭이 아가 배낭입니다.

저 안에 두살바기 여아가 탑승하고 있었죠.


편의 시설 가운데 콤프레셔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우리 아가들, 절대 이런 것 지나칠 수없죠.

열심히 바람 쏘며 놀았습니다.

(절대 주변에 피해를 주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제제로 1분을 넘기진 않았으니 걱정마세요)


다시 내려가는 등산로 초입은 내 다린지, 남의 다린지 모르게 풀려있었습니다.

배도 고팠구요...

등산로 주변 음식점에 들어가 배터지게 먹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다 내려와 30배 Zoom으로 땡겨본 우익문 옆의 성벽입니다.

아까 사진 찍었던 곳이요~!


다가 오는 한글 날,

2호(아들)는 담에 남한산성 또 가자하고

1호(딸)는 '민속촌' 가자고 합니다.


어떻하죠?


행복한 고민으로 기록을 마칩니다...



 

  1. 병자호란에도 청군이 감이 범접하지 못했다합니다. 급한 피신으로 비축식량이 부족해 인조임금이 삼전도로 나와서 항복한 것이죠. 강화도에 인질도 있었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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