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학교 영어 수업의 목표, 이 참에 번역사나 되어 돈 좀 벌어 볼까?

노롱뇽 2015. 11. 1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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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는 목표가 있게 마련이다. 그 목표가 구체적이고 명확할 수록 목표 달성률은 올라가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목표에 도달하였는지는 수시로 과정과 결과물을 살피면서 효율을 따져야 잘 못 나가는 것을 한시라도 빨리 바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 교육에서는 그런 목표도 부재상태이고, 점검또한 부재중이다. 특별히 영어 면에 있어서 희미하기만 한 교육의 목표와 방향을 짚어보면서 잘못된 부분에 대한 나름에 점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words SPATULA


1. 한국의 영어 선생

 1만엔 권 초상의 주인공, 일본 국민으로 부터 메니지 유신의 아버지, 근대화의 선구자, 게이오 대학의 창립자이며 위대한 교육가로 칭송받는 후쿠자와 유키치는 독서가로서의 이력 또한 유명하다 - 실제로 이 사람의 이력은 조선으로 말하면 때려 죽여도 시원치 않은 주적다

14세부터 몽구, 맹자, 논어, 시경, 서경, 세설신어, 좌전, 전국책, 노자, 장자, 사기, 한서, 후한서, 진서, 오대사, 원명사략 등의 책을 두루 섭렵하였으며, 이후 난학과 영학에까지 깊이 있는 공부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위대한 독서가의 영향으로, 이 사람의 제자라 할 수있는 사람들이 메이지 정부를 세우고, 정부 주도로 번역국을 설치, 동양 및 서양 고전을 번역하여 국민에게 대량 공급하는 데 성공한다. 당시 번역된 서적이 얼마나 많았던지 번역서들을 안내하는 '역서독법'이라는 책까지 출간 될 정도였다. 역서독법의 서문에는 - 이 때가 메이지 16년 밖에 되지 않은 시기이다 - 번역된 책이 몇 만 권이나 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다소 과장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번역서의 권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번역된 책들이 그저 서가의 책장에만 꽂혀있지 않았다는데 있다. 


 1900년대 초 일본의 제1고등학교에선 3년동안 매주 열시간 이상의 외국어 수업을 진행되었고, 사어(死語)였던'라틴어'가 필수 공통과목이었다. 여기에 영어 어, 독어, 프랑스어 중 두 과목을 선택해서 수업을 들어야만 했으며, 대부분의 명문 고교, 대학을 졸업생들 가운데는 총 4000여권 이상의 서적을 읽고, 독후감을 쓴 사람이 허다할 정도였다는 것이 문헌으로 남아있다. 


이런 치열한 독서의 결과 '저력있는 나라' 일본을 만들었다. 일본,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나라라지만 배울것은 배워야 한다. 이상태로는 독도는 예의상이고, 다시 일본의 지배를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망언이지만, 미안하지만, 어쩔수 없다.


제-발, 제-발, 겨우 축구, 야구 이긴 것으로 일본을 이겼다고 착각하는 수준에서는 제-발 벗어나자!


2. 일본의 어학 실력

일본의 번역 사업과 번역서 독서가 무르 익을 무렵 부터 일본에는 선교사들이 또, 외국 배들이 활발하게 드나들기 시작하였고, 그들과의 접촉 또한 자연스러워지고, 빈도도 증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번역과 번역서 독서가 완전히 자리 잡은 후였다는 것이 어쩌면 일본의 어학실력을 결정 짓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서양인들의 사상과 철학은 이미 번역서를 통해 접해 익히 알고 있는 마당에 그들과의 대화는 전혀 알아들을 수없기까지 하니, 대화에 대한 가치와 필요성은 점차 희미해져 간 것이다. 


대화에 있어서 일본어에 기본적으로 받침이 없는 것이 조음시 가장 큰 장애이기도 했지만, 이미 언급한대로, 서양에 대해 알 만큼 알았던 것이 대화 단절에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나는 추정한다.


이 악순환의 고리(알만큼 안다와 조음불가)는 영어를 단순히 번역 대상에 지나지 않는 학문적 영역에 고착시키는 결과를 낳게되고, 영어로 된 서적을 번역하는데만 열을 올리게 되었다. 학교 교육에서도 번역을 하는 방법에 대해 심도있게 가르치게 되는데. 영국 유학에서 영어로인해 엄청난 시련을 겪은 이토 히로부미도 이 흐름에 힘을 더해주는 노릇을 단단히 하게된다.



3. 일본의 한국 영어 교육

1920년 5월 12일자 조선일보 3면에 '두 번째 보성교의 휴학'이란 1단 짜리 기사가 실렸다. 기사엔 이 학교 3학년 학생 45명이 지난 금요일(4월 7일)부터 일제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일본인 영어 교사의 불량한 발음이 그 원인이었다. 

일본인은 원래 발음이 불량하여 그 발음대로 배워가지고서는 도저히 세상에 나가서 활용할 수 없으니 다른 조선 사람으로 영어 교사를 변경하야 달라

가 학생들의 수업거부의 원인으로 제시한 내용이다. 




이 무렵, 전국 각지에서 일본인 영어 교사의 발음에 대한 탄원이 끊이지 않았음이 신문기사 곳곳에서 발견이 되는데, 당시 조선인들은 원어민 교사에게 배운 유창한 발음에 익숙해 있었고, 한국인의 영어 실력은 영국인 공사도 칭찬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일본인이 우리의 영어 선생인 것을 어찌하랴. 일본이 우리나라에 와서 망쳐 놓은 것은 비단 영어 뿐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제 이들의 가르침 아래 영어를 언어로서 보기보다는 학문과 번역대상으로 인식하는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4. 일본식 영어 학습의 고착화

일본은 조선의 식민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천황숭배사상과 배치되는 내용을 가르치는 외국인 선교사들을 다 내쫒았고, 결과적으로 조선에는 오직 일본인 영어 교사만 남는 상태가 되었다. 이는 외국인을 절대로 만나 볼 수 없는, 다시는 영어를 대화의 수단으로서 활용할 기회를 박탈 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발맞춰 강화되는 일제식 번역 학습으로, 영어 학습의 초점은 오직 영문을 일어(당시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였기에 모국어는 강제로 일본어가 된 상태였다)로 번역하는데만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에게 배운 사람들이 해방 후에도 영어 교사를 하게 되니, 이들의 발음, 이들의 학습방식은 고스란히 해방후 50년 이상을 이 땅에 고착화 시키고 만다. 


여전히 한국인들은 영어를 들으면 안 들린다고 거짓말을 한다. 아래 글을 읽고 무슨 거짓말인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2015/10/28 - [01좋은영어습관/바른 생각] - 내가 널 이비인후과에 보내고 만다 - 난청이론


일제 영어의 고착화 무서운 결과를 낳는다...


5. 영어 잘하는 척, 영어로 돈 좀 벌어 볼까?

영어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국제화 시대, 서서히 영어에대한 수요도 늘어나면서, 영어를 접하고, 반드시 사용해야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현재의 영어 학습법으로는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무언가를 극복하려는 시도들이 시작되는데, 이때,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학창시절에 배웠던 것을 다시 강화해야 영어 문제가 해결될수 있다는 참.신.한. 생각들이 줄을 이었고, 이는 학교, 학원에서 일제식 문법교육의 부흥을 이끄는데 엄청난 기여를 하게된다. 여담이지만, 아직도 강남, 서초의 여름방학 특강에는 성문 기초, 기본 영문법 특강이 대세이다. 



문제는 이렇게 학원가에 일제식 문법 교육이 고착화되었는데,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실제 영어를 접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진실을 밝힐만도 한데, 일단 돈 맛을 본 무리들은 절대로 돈을 물고 놓아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직도, 영어는 문법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줄기차게 문법을 고수하는 것이다. 20여년전 '정찬용'이란 사람이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책을 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사건이 있었다. 그 책에보면 50페이지에 '도로아미타불'이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다. 열심히 영절하 방식으로 공부하던 사람이 일제식 문법학습으로 돌아간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대한민국 영어가 그 꼴이다. 일제식이 아닌 색다른 영어 학습법이 나오면 잠시 유행 처럼 확 번지다가 다시 문법으로 돌아간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모습을 지난 20년간 10번 이상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다하다 중국에서 리양이란 사람이 '미친영어'를 들고와 쌩난리를 치기도 했는데 이 또한 스리슬적 사라지고 말았었다.


미한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에 영어학원이 이렇게 많은 상태에서는 그 어떤 학습법도 제대로 뿌리를 내릴수 없다. 그래서 내가 강의 곳곳에서 대한민국의 영어학원이 다 없어지길 바란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박힌 돌의 견제가 너무 심해 굴러온 돌이 그냥 계속 굴러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6. 결론 - 정글의 법칙

나도 흔히 회자되는 '설명충'인가보다. 말이 너무 많았다. 대한민국 교실 영어학습의 목표는 짐작하신대로 '번역'이다. 나도 학창시절 '해석해봐' 라는 선생님의 명령에 매끄러운 한국말로 바꾸면 칭찬을 받곤 했는데, 이게 기가막인 함정이었던 것을 최근에야  알게된 것이다. 기껏 영어시간 마치고나면 한국말 내용이 기억에 남지, 정작 영어는 아무것도 기억에 남지 않는 악순환이 무려 10년 세월이나 반복되었다. 


여전히 영어를 들으면서 번역, 읽으면서 번역, 이전 게시물인 '내가 널 이비인후 과에 보내고 만다'에서도 밝혔 듯, 무조건 번역해야 속이 시원하고, 번역해야 이해가 된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영어는 번역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홀로 정글에 떨어졌다고 상상해보자' 원주민들에게 둘러싸여 그들과 살아가야만 한다면, 우린 어린 아이가 될 수 밖에 없다. 문법책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단어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단지 귀가 필요하고, 흉내 낼 입이 필요할 뿐이다. 

문법책이 업어도, 단어장이 없어도, 반복되는 말과 행동 속에서 어렵사리 그 말의 뜻을 알아가게 된다.  


하다못해 해외 여행을 떠날때도, 회화책을 찾는 사람은 봤어도, 여행 앞두고 문법책과 단어장을 사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정리하자면, 우리는 영어 학습의 목표를 너무 먼곳에 두고 달려왔다. 한국어의 특징이기도 하다. 먼곳에서 돌아 들어오는 것. 확인하고 싶다면 다음 게시물을 참고하기 바란다.


2015/08/11 - [01좋은영어습관/바른 생각] - 동과 서 001 A plane and a saw



우린 영어를 정글에 홀로 버려진 것과 같은 상태에서부터 배우기 시작해야 한다. 반드시 언어로서 익혀야 한다. 그래서 난 소리부터 가르친다. 자꾸 의미, 스펠 생각하지 말고, 소리를 듣고, 이미지를 그리라 가르친다. 소리와 이미지를 그리는 것(영어로 생각)에 익숙해지면 영어 원서 낭독을 권한다. 낭독을 하며 계속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다. 그러면 된다. 그러면 영어가 정말로 된다. 


정글에 떨어진 듯, 원주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그 소리와 함께 눈에 보여지는 동작을 유심히 관찰하라.그러면 소리와 동작이 매치가 되기 시작할 것이고, 그것이 반복되면 그 동작을 생각만하면 그 말이 입으로 튀어 나온다. 그 상태에서 글을 익히는 것이다. 그것이 여러분이 한국어를 익힌 방식이고, 전세게 70억인구 중 단 한 명도 실패한 적이 없는 언어학습의 최고봉, 모국어 학습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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