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예전에 누나가 어린 조카들을 어머니께 맡기는 것을 못마땅해 했던 적이있다.
여러가지 이유로 누나에게는 싫은 소릴 못했었다.
조카들을 한 번 돌봐주고나면 한 주씩 앓아 눕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왜, 싫단 소릴 못하는지 답답하기도 하고,
나라도 효도하겠다는 의미로
엄마, 난, 애 나도 엄마 힘들게는 안 할께!
시간은 흐르고, 아이가 생기고, 맞벌이를 하면서,
저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 되었다.
그때보다 더 기운도 없고, 더 힘들어 하는 어머니께 아이들을 맡기며 돌아설때마다
저 거짓말이 내 속에 메아리 치며, 혼자서 뒤돌아 얼굴을 붉히곤 했다.
엄마, 미안해...
상황 핑계대며, 이렇게 밖에 못하는 스스로를 원망하며...
예전엔 꿈의 스케일이라도 컷는데, 세상에 찌들며 꿈도 점점 찌그러져가는 내 모습이 부모님들 앞에 부끄럽기만 했다...
아마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거짓말은
엄마, 나 대통령 될꺼다!
였을 것 같다.
언제쯤 부모님 앞에 내 새빨간 거짓말이 끝이 날까,
난 아빠, 차사줄꺼야...
난 엄마랑 살꺼야...
...
...
우리 아가들의 새빨간 거짓말들을 들으며 머쓱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귀여워서도 그렇지만,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일것이다...
반응형
'소소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울 (0) | 2015.10.21 |
---|---|
한강 자전거 소리길(마천동-잠실철교)을 달려보자! (6) | 2015.10.19 |
옛 골목길에 서다 - 30년 전 뛰어놀던 골목길에서 (4) | 2015.10.14 |
민속촌 방문기 - 한글날 조선을 가다 (2) | 2015.10.10 |
가을 남한산성 가족 등반기 - 한글날 어디 갈까? (6) | 2015.10.08 |